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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피랍 한국인 모두 풀려나/ "하루 반나절이 십년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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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피랍 한국인 모두 풀려나/ "하루 반나절이 십년 같았어요"

입력
2006.06.0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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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기다렸던 하루 반나절의 시간이 마치 십년 같았습니다.”

9일 새벽0시 20분께 피랍 근로자들이 풀려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아직 실감할 수 없다”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놀랐던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다.

대우건설 박창암(45) 과장의 부인 정모씨는 “어제 갑작스런 소식을 듣고 피가 마르고 입이 타 들어가는 심정이었는데 무사히 풀려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두 아들과 함께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면서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도했다”며 “아침에 아빠 걱정 때문에 학교 가기 싫다고 투정부리는 큰 아들(12)을 보며 울음이 왈칵 쏟아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정씨는 또 “연로하신 시어머니께서 충격을 받을까 봐 피랍 소식조차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이제야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며 “석방을 위해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그저 감사드릴 따름”이라고 말했다.

같은 회사 김희동(30) 사원의 부친은 “외신을 통해 당초 풀려나기로 알려진 오후10시가 2시간 가까이 지나면서 혹시나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그러나 아들이 반드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한국가스공사 김옥규(40) 과장의 부인 이모씨는 “납치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부모님과 아이들의 걱정이 더 컸다”며 “하루빨리 남편을 만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귀국 예정이었던 권혁준(38) 대리의 가족들도 “천만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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