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8일 김근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우리당 ‘8인 비대위 인선위원회’의 이용희 위원장은 이날 3시간30분여간의 마라톤 회의 후 “사실상 김 의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인선위는 또 비대위를 15인으로 구성하고, 이중 7인으로 상임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인선위는 9일 2차 회의를 갖고 최종 인선 결과를 일괄 발표할 계획이다.
남은 초점은 비대위원이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이다. 이와 관련, 인선위는 이날 통합과 효율성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통합은 “계파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효율성은 “일을 추진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인선위는 “계파안배는 배제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고려치 않을 수 없다. 당초 10명 안쪽으로 예상된 비대위원 수가 15명으로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신 비대위 내 ‘7인 상임위’라는 집행기구를 둬 효율성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이용희 위원장은 “상임위원회는 기존의 최고위원회처럼 일상적 의사결정을 하고, 당헌 개정 등 중대한 사안의 경우 비대위 전체회의를 중앙위원회처럼 최고의결기구로 운영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에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할 보인다. 김근태 의원이 재야파의 수장인데다 뚜렷한 개혁성향이라는 점에서 상당 수 비대위원이 이를 견제ㆍ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비대위가 인사ㆍ재정권에서 당헌 개정권에 이르는 막강한 비상대권을 가졌기에 더욱 그렇다. 비대위가 내년 2월까지 당을 끌고 갈 가능성을 상정한다면 대권후보 선출 룰을 마련하게 돼 견제는 더욱 긴요하다.
유재건 인선위원은 “사상적으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적인 사람이 많이 포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인선위원도 “특정인이 자의적으로 권한을 휘두르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비대위원 인선방향에 대해 이용희 위원장은 “3선 이상 중진을 원칙으로 하고, 초ㆍ재선은 1~2명선에서 장관 재직 경험 등 무게감을 갖는 사람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5선인 김덕규, 이해찬 의원이 우선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3선 중 유일한 여성인 이미경 의원은 확정적이고, 배기선 이석현 유재건 정동채 의원 등도 후보군이다. 재선 중에는 중량감 있는 유인태 이강래 의원이, 초선에선 중도성향의 정덕구 이계안 조성태 의원 등이 거론된다.
강금실 진대제 두 전직 장관의 이름도 나왔지만, 모두 고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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