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독일 방겐 알고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토고 팀의 훈련. 오전 내내 보이지 않던 선수들이 하나 둘 경기장에 모여들더니 5분 후 선수단 전체가 손을 잡고 둥근 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토 피스터 감독과 피트 함베르크 코치는 멀리 떨어진 채 이들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동안 보였던 자유분방하고 웃음 띤 얼굴은 찾아볼 수 가 없었다. 마치 종교의식을 행하듯 경건한 분위기가 묻어나왔다. 한국 취재진들은 의혹의 눈초리로 이들을 바라보았다. 부두교를 염두해 둔 시선이었다. 토고가 전통 민속신앙인 부두교의 힘을 빌려 한국에게 주술을 걸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두교 대사제 토그부이 아시오그보 냐그브롱즈로는 토고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두교 주술사들이 능력 발휘에 들어갔으니 토고는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장담한 상태였다.
토고의 기자들은 “집중력을 갖고 팀워크를 다지는 일반적인 행동일 뿐”이라며 “브라질 선수들도 경기전 비슷한 의식을 갖는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선수들 중 부두교 신자가 있냐는 말에는 자신도 모른다며 답했다. 비밀스러운 토고는 실력만큼이나 베일에 가린 것이 너무 많은 느낌이다.
방겐(독일)=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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