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으로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위상을 더욱 다진다.”
최근 통신업계의 최대 과제는 포화 상태에 달한 기존 서비스를 넘어 장기적인 ‘먹거리’ 사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수년의 준비 끝에 통신사업자들이 내놓은 해답은 바로 차세대 이동통신이라 불리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다.
‘내 손안의 인터넷’을 구현해주는 이들 서비스는 생활 방식을 또 한번 바꿔놓을 전망이다. 이제 사람들은 출퇴근하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신문 대신 와이브로 수신기가 달린 조그만 노트북을 들고 그날의 뉴스나 동영상을 확인하게 된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화상 통화가 가능한 HSDPA 폰을 이용하면 홈쇼핑 다음 단계인‘모바일 쇼핑’도 할 수 있다. 실시간 화상통화를 통해 상품을 직접 보고, 관련 정보를 내려 받고, 친구들과 메신저로 논의해 가면서 쇼핑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와이브로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와이브로는 ‘무선 브로드밴드’(Wireless Broadband)를 줄인 말로 2.3㎓의 주파수를 이용해 정보를 보내는 서비스다. KT는 2010년까지 와이브로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서고,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4월부터 신촌 강남 일대와 분당 등에서 고객 체험단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 KT는 노트북에 꽂는 PCMCIA 카드와 와이브로 전용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이용해 서비스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임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달 말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노트북에 부착해 사용하는 PCMICA 카드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향후 HSDPA 방식까지 지원하는 통합통신카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토종 기술인 만큼 국산 와이브로 기술의 수출도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유럽 미국 중남미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에 와이브로 시스템 기술을 수출했으며, 포스데이타도 인텔과 손잡고 일본 등에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다.
HSDPA는 와이브로와 함께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상용화되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다. 2㎓ 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HSDPA는 유선 초고속 인터넷 수준의 화상전화와 통화 중 문자메시지나 데이터 전송, 세계 어디서나 하나의 단말기로 통하는 글로벌 로밍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HSDPA 서비스는 와이브로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는 늦지만 음성통화를 지원하고 이동성이 좋다.SK텔레콤과 KTF는 연말까지 84개시(인구기준 91%)에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어서 서비스 지역도 와이브로보다 넓다.
SK텔레콤은 연말 HSDPA 서비스 ‘3G+’ 가입자 목표를 30만명으로 잡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30일까지 3G+ 가입자에게 18만원 상당의 무료 화상통화를 제공한다.
KTF 역시 6월 중순께부터 HSDPA를 상용화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KTF는 특히 HSDPA 주파수가 2㎓ 대역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SK텔레콤과 동일한 경쟁을 할 수 있어 사업의 무게 중심을 HSDPA쪽으로 이미 옮긴 상태이다. KTF는 월드컵이 벌어지는 독일 현지에서 붉은 악마와 연계해 고객체험단을 운영하고 HSDPA 사전 예약가입 행사를 벌인다.
HSDPA 단말기도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HSDPA폰 ‘SCH-W200’을 SK텔레콤을 통해 세계 최초로 출시했으며, 이달 중 KTF용 HSDPA폰도 내놓는다. LG전자도 세로 슬라이드를 열면 음성통화를, 가로 슬라이드를 열면 화상통화를 지원하는 ‘듀오 슬라이드 HSDPA폰’을 이달 중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 CEO에게서 듣는다
휴대폰 제조사 및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올해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다.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해당 서비스가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통신서비스 시장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믿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올해를 와이브로 세계화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는 초고속 무선인터넷 시장을 개척하는 블루오션”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HSDPA 시장도 적극 공략할 태세다. 그는 “이미 유럽과 미국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보다폰, 싱귤러 등에 HSDPA 휴대폰을 공급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현재 데이터 전송속도인 3.6Mbps를 뛰어넘는 7.2Mbps 속도의 HSDPA 휴대폰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박문화 사장도 HSDPA 휴대폰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과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춘 휴대폰을 속속 선보일 계획”이라며 “HSDPA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폰 등 각종 기능이 융합된 휴대폰들이 올해 주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의 남중수 사장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상용화하는 와이브로 서비스가 세계인의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와이브로 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맞춤형”이라며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화상통화, 위치확인, 모바일 블로그 이용 등 입맞에 맞는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와이브로의 진정한 가치는 기능이나 속도가 아닌 다양한 서비스의 활용을 통해 맛볼 수 있는 삶의 질 향상과 행복에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김신배 사장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HSDPA 서비스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HSDPA 서비스는 진화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화상통화는 물론 고속의 대용량 데이터 통신을 통해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묘미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중 HSDPA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KTF의 조영주 사장도 최종 서비스 점검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는 “우선 50개시를 대상으로 시작하는 HSDPA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마케팅, 영업 시스템 등 모든 분야의 진행 상황을 직접 점검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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