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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초일류 기업 - 울산=현대市…기업이 도시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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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초일류 기업 - 울산=현대市…기업이 도시를 살린다

입력
2006.06.0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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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대구에서는 삼성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유치가 거의 결정된 듯 했던 삼성승용차 공장이 부산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주력 사업인 섬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던 무렵이라 삼성승용차 공장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기대와 유치 무산에 따른 실망은 상상을 넘어섰다. 역시 신발산업의 장래가 불투명했던 부산 시민들의 입장에서도 공장을 쉽게 양보할 수는 없었다. 삼성승용차 공장을 놓고 진행된 대구와 부산의 격전은 기업 유치가 도시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실제 우리나라의 공업화 이후 도시의 발전은 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했다. 대기업이 들어선 도시는 신흥 대도시로 발전한 반면, 기업과 무관한 전통 도시들은 그 비중이 점차 축소되는 운명을 맞은 것이다.

울산은 ‘현대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옛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2003년 기준으로 현대자동차의 울산공장 직원은 2만7,000명, 현대중공업은 2만6,400명으로 두 회사 직원만 5만 명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현대차의 협력업체 540개사, 협력업체 포함 울산지역 자동차산업 종사인원 10만여명, 현대중공업의 3,000여개 협력업체 직원과 연관 산업종사자 등을 감안할 때 울산시민(약 105만 명) 3~4명 중 1명은 현대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특히 현대차 울산공장은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힌다. 울산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출만 약 20조원에 달하며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연 1조1,000억 원이다. 현대차 파업이 장기화하면 울산 지역경제 전체가 휘청거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방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현대차는 2004년 현재 612억3,000만원의 지방세를 납부, 울산시 지방세 총액의 9%를 차지했다. 울산지역 전체 제조업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5%가 넘는다. 현대중공업이 설립한 울산대와 울산과학대학은 지역 인재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소중한 존재다.

현대중공업 역시 연간 200억원대의 지방세 납부와 연 1조7,000억원의 직원급여 및 3조5,000억원의 자재대금 등을 통해 울산지역 금융권 및 지역경제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와 전남 광양시는 포스코로 대변되는 도시다. 68년 인구 7만의 조그만 항구 도시였던 포항은 현재 51만의 경북 제1 도시로 성장했고 재정 규모는 3억2,000만원에서 8,167억원으로 커졌다. 역시 서남 해안의 작은 포구에 불과했던 광양도 81년 제철소가 설립된 이후 인구가 7만8,000명에서 13만8,000명으로, 재정규모가 59억원에서 2,549억원으로 폭증했다. 지방세 수입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비중도 포항의 경우 28.8%, 광양은 무려 63.6%에 달한다.

특히 포스코 본사가 포항에 있다는 점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지닌다. 포스코 관계자는 “본사가 포항에 있다는 것 자체가 포스코의 지역중심 사고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전남 여수시와 충북 청원군 등에 성장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76년 여수에 자리를 잡은 LG화학 여수공장은 지난해말 현재 직원이 1,740명에 이르며, 3조5,000여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여수 지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2004년 청원 오창테크노파크에 자리잡은 LG화학 오창공장은 새로운 지역 발전동력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중소 기업들이 중국 등 해외로 이전하는 산업공동화 현상이 짙어지면서 대기업 존재의 의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기업을 얼마나 많이 유치하느냐 여부가 지자체 능력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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