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상대가 한국인 것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다.”(토고 대표팀의 오토 피스터 감독)
“한국은 아프리카 축구 스타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스타일대로 하면 끌려 다니지 않을 것이다.”(피트 함베르크 토고 대표팀 코치)
토고가 7일(한국시간) ‘타도! 한국’을 선언하며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우리 대표팀이 ‘아프리카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색다른 분석을 근거로 내세웠다.
오토 피스터 토고 감독은 이날 독일의 지역 클럽팀인 FC방겐과의 경기에서 4-0으로 이긴 후 “한국전에서 승리해 반드시 승점 3점을 얻겠다. 프랑스와 스위스전은 나중에 생각하겠다”며 ‘한국전 올인’ 의지를 밝혔다. 이 발언은 최근 아프리카 팀들과의 평가전에서 열세를 보인 한국의 약점을 겨냥한 도발로 풀이된다. 얼마 전까지 “토고가 월드컵에 나가게 된 것만 해도 만족한다”고 했던 함베르크 코치조차 태도를 180도 바꿔 큰 소리를 치고 있다.
토고측의 엄포는 최근 우리 대표팀이 보여준 전적 때문. 한국은 최종엔트리 확정 이후 가진 아프리카 팀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무1패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일엔 주축선수가 빠졌던 세네갈에게 1-1로 간신히 비겼고, 지난 4일엔 월드컵 멤버가 출전한 가나에겐 1-3으로 완패했다.
사실 우리와 아프리카팀의 A매치는 많지 않았다. 2002년 이후 모두 6차례 맞대결을 벌여 2승2무2패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승리는 홈에서 치른 앙골라전(1-0 승)과 FIFA랭킹 89위의 약체 부르키나파소(1-0승)를 상대로 거둔 것뿐이다.
한국 선수들이 아프리카 축구에 생소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불규칙한 템포 축구와 강한 체력, 큰 키의 유연한 몸에서 나오는 개인기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천수는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치른 뒤 “아프리카 선수들은 신체가 유연하고 빠르기 때문에 가장 상대하기 힘든 팀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대일 마크의 희한한 전술을 구사해 고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토고팀의 ‘아프리카 징크스’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선수들은 아무도 없다. 도리어 월드컵 본선 출전 32개국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받는 토고의 큰 소리를 ‘약자의 객기’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방겐(독일)=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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