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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치 전범 아이히만 알고도 안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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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치 전범 아이히만 알고도 안 잡았다

입력
2006.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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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냉전시대 소련과 상대할 목적으로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소재를 알고도 묵인하고, 나치 친위대 장교였던 하인츠 펠페를 독일 정보부에 근무케 하는 등 국익에 따라 나치 전범들을 이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미 고문서국이 이날 CIA의 비밀 해제를 계기로 공개한 2만 7,000쪽 분량의 기밀 서류에 따르면 CIA는 1958년 3월 서독의 정보 관리들로부터 아이히만이 '클레멘스'라는 가명으로 1952년부터 아르헨티나에서 거주해 왔다는 메모를 받았다.

그러나 CIA는 그를 체포할 경우 서독에서 미국을 도와 반 공산주의 활동을 벌이던 한스 글로브케 당시 총리실장의 나치 전력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를 묵인했다. 아이히만은 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들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낸 장본인 중 한사람이고, 글로브케는 나치 친위대 고위 정보장교였다.

결국 아이히만은 2년 뒤인 1960년 이스라엘 정보 요원들에게 체포됐으나, 이때도 CIA는 글로브케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언론에 그를 언급하지 못하게 압력을 넣었다. 이에 따라 아이히만의 비망록을 샀던 라이프지의 경우 글로브케 부분을 희미하게 언급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또 펠페는 전쟁 후 한때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ㆍ연방보안국(FSB)의 전신)에 고용됐으나, 미국의 도움으로 서독 정보기관에 합류한 뒤 나중에는 소련을 감시하는 부서의 책임자 직위까지 올랐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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