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벌겋고, 목소리는 쉬고, 하품은 쩍쩍?’또다시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외치게 될 독일월드컵. 경기 대부분이 새벽에 열려 자칫 낮 동안 활력을 잃는‘월드컵 증후군’에 시달릴 위험이 높다. 때문에 한달 동안 계속 되는 새벽 월드컵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 수면- 아침밥 먹고, 낮잠은 피하자
이번 월드컵 시청의 관건은 ‘잠’. 새벽경기가 있는 날은 아예 밤을 새는 것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한 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낮 시간 피로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새벽경기를 본 뒤 아침밥을 먹는 것도 중요하다. 탄수화물 성분이 뇌 활동에 필요한 당분을 제공해 피로를 풀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낮잠은 좋지 않다. 영동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는 “낮잠은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키고 수면리듬을 헤쳐 자칫 불면증까지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심장흥분-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 돌연사 조심
2002년 이탈리아와 16강전에서는 0대1로 지던 한국이 후반에 동점골을 넣는 순간 부산에서 TV를 보던 정모(28)씨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등 당시 7명이 월드컵축구경기를 보다 급사했다. 특히 새벽 경기 관람은 더 위험하다. 보통 기상 직후에는 심장 운동량이 많아져 평소보다 혈압이 10~20% 높아진다. 초저녁 자고 난 뒤 새벽에 일어나 경기를 보게 된다면 조금만 흥분해도 심장에 무리가 생긴다.
때문에 평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있는 사람은 경기에 너무 몰입하지 않는 게 좋다. 거리응원은 쉽게 흥분할 수 있는 만큼 삼가해야 한다. 중요한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소변을 참는 것도 남성에게는 혈압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 고혈압이라면 속효성 혈압약을 곁에 두는 것도 좋다. 부천세종병원 정승묵 심장내과 과장은 “술이나 담배는 혈압을 높이고 몸의 탈수현상을 부추기는 만큼 이를 피하고 간식은 과일, 야채가 좋다”고 조언했다.
◆ 목소리- 물을 많이 마셔라
목소리는 목 양쪽의 성대를 진동시켜 만들어진다. 보통대화에서 성대 진동은 100~300회 정도. 그러나 목청껏“대한민국~”을 외치면 2,000~3,000회나 된다. 특히 성대표면의 윤활유가 적어지는 새벽에 소리칠 경우 성대에 궤양, 부종이 생기거나 모세혈관이 터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때문에 새벽 응원에서는 물을 충분히 마셔, 성대를 촉촉이 해주는 것이 좋다. 반면 술과 담배는 성대를 건조하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경희의료원 안이비인후과 남혜정 교수는 “응원을 한 후, 잠자기 전에 따뜻한 물 한 컵에 소금 1티스푼을 넣은 소금물로 가글하는 것도 목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귀-울림증이 생긴다면 응원 중지
밤에 자지 못하고, 낮에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가장 먼저 이상신호를 보내는 곳 중 하나가 ‘귀’이다. 피곤으로 인해 예민해진 귀가 강한 소음에 노출될 경우 갑자기 이명ㆍ난청증세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새벽녘 경기를 보다가 TV 소리, 다른 사람의 응원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거나 울림증이 생긴다면 바로 시청을 중지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 눈- 전등 켜고 TV 시청
거리응원전에서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전광판을, 집에서 불을 끈 채 TV로 월드컵 경기를 보면 눈의 피로는 극대화 된다. 어두운 배경과 총천연색 화면의 대비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에 집중하게 되면 눈 깜박임이 줄어들게 돼 건조해진 안구는 쉽게 충혈된다. 집에서는 전등을 켠 채, TV 화면 크기의 약 3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시청하는 것이 좋다. 하프타임에는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거나 눈 주변을 지압하면 좋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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