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의 미드필더인 미하엘 발라크(30ㆍ첼시)가 또 다시 ‘월드컵 불운’에 떨고 있다. 다리 부상으로 10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리는 독일과 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발라크는 2002년 한일월드컵 결승전 때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채 벤치에 앉아 팀의 패배를 허망하게 바라봤던 아픈 기억이 있다.
월드컵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둔 7일 AP통신에 따르면 발라크는 3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독일 3-0 승리)에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쳐 현재까지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어간 뒤에도 발라크는 부상을 달고 살았다. 독일팀의 첫 전훈지인 이탈리아에서는 감기에 걸려 훈련을 못했고, 스위스 제네바로 옮겨서도 왼 발목을 접질려 훈련기간 내내 의무실 신세를 졌다.
발라크의 공백은 독일에게 엄청난 전력의 누수다. 발라크는 독일 대표로 A매치 65경기에 출전해 31골을 잡아냈다. 특히 한국과의 한일월드컵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기록, 한국팬들에게도 친숙하다. 독일로서는 ‘전 대회 우승팀과 강팀은 개막전에서 약팀에게 덜미를 잡힌다’는 개막전 징크스를 피해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발라크가 필요하다. 독일팬들은 한일월드컵 개막전때 전대회 우승팀 프랑스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의 결장으로 세네갈에 충격적인 패배(0-1)를 당한 것을 떠올리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발라크는 “나아지고 있다. 개막전에 뛸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팬들은 불안하다. 발라크가 콜롬비아 전이 끝나고 사흘이나 지난 뒤에야 자신의 부상을 알렸다는 점부터 석연치 않다. 주위의 우려에 참가를 약속한 6일 오후 훈련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표팀의 대변인은 “발라크가 좋아지고 있긴 하지만 제 컨디션까지 끌어올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전차군단의 핵인 발라크가 부상을 털고 2002년 결승전의 악몽을 훌훌 떨쳐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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