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서방의 핵 협상안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미국이 즉각 환영의 뜻을 표해 이란 핵 협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란은 서방 6개국이 제시한 ‘이란 핵 협상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5일 밝혔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측 핵 협상대표는 “협상안에는 긍정적 조치들과 좀 더 분명하게 밝혀져야 할 모호한 내용이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 마누셰르 모타키 외무장관도 “핵 개발을 중단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서방측 제의를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6일 이란의 첫 반응은 “긍정적 조치로 들린다”고 화답하고 “선택은 그들의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 정부가 핵 농축을 중단하면 인센티브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측이 협상안에 대한 공식 답변을 하면 서방 6개국과의 협상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5일 테헤란을 방문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이 마련한 협상안을 전달했다. ‘당근과 채찍’으로 구성된 협상안은 우라늄 농축에 대해 즉각 포기가 아닌 중단을 요구해 그간 미국의 주장보다는 완화돼 있다. 또 경수로 등 핵 기술 제공을 ‘당근’으로 제시해, 이란에게 수십년간 접근이 봉쇄된 민간 핵기술 개발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이밖에 미 보잉사의 항공기 부품과 미 농업기술을 이란에 판매하고, 이란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인센티브에 포함돼 있다. 협상안은 이란이 협상안을 거부하면 안보리 차원의 이란 정부인사의 여행금지, 해외자산 동결 조치를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 조치는 ‘채찍’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중국과 러시아는 밝혔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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