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의 맏형’ 홍명보 코치가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결전의 장’인 독일에 도착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토고전 필승을 위한 선결과제인 한국 대표팀의 정신력 강화와 자신감 고취를 위해서였다.
홍 코치는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베이스캠프인 슐로스 벤스베르크 호텔에 도착한 뒤 주장 이운재(33ㆍ수원)와 따로 만났다. 최근 평가전에서의 좋지 못한 성적으로 침체에 빠진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는 정기동 골키퍼 코치도 함께 했다.
홍 코치는 이운재에게 “예상치 못한 결과에서 비롯된 침체분위기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지금은 전술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정신력을 추스르고 자신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르웨이전과 가나전의 ‘악몽’을 빨리 떨쳐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최종 훈련에 나서기를 주문했다. 그는 또 “우리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월드컵을 경험해 본 선수들도 많다. 굳게 단결하고 협력한다면 충분히 잘 해 낼 수 있다”며 선수 개개인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하나된 힘’을 강조했다. 토고전 필승을 위해서는 체력ㆍ전술적인 면보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 정신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맏형’으로서 선수단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주장 이운재는 “두 분 코치의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이를 잘 전달, 토고전을 앞두고 자신감과 필승 의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정신력 강화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이운재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진 마지막 훈련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그였다.
‘정신 재무장’을 강조한 홍 코치와 정 코치의 특별주문은 자신들의 경험에서 우러난 것. 특히 홍 코치는 “과거 월드컵에서 실패한 이유는 경기력 차이 보다 자신감 결여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며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맞서야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하는 홍명보 코치의 묵직한 한 마디는 자신감을 잃은 선수들이 투지를 되찾게 하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 황선홍 격려 방문 "하나로 뭉쳐라"
‘확신을 가져라. 그리고 하나로 뭉쳐라.’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였던 황선홍(38) 전남 드래곤스 코치가 결전을 코 앞에 둔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7일 오후(한국시간) 독일 입성 후 첫 대표팀 훈련이 진행된 레버쿠젠 바이아레나를 찾은 황 코치는 2002년 당시를 회상하며 “개막 직전까지도 목표에 대한 의구심이 든 적이 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을 믿고 밀어부친 결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잃지 말고 목표를 향해 정진할 것을 주문했다.
황 코치는 또 짧은 기간인 만큼 전술적 변화보다는 ‘팀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데 주력해야 하며, 그라운드 안팎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훈련장에서 부족하면 숙소에서라도 충분한 대화로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그것이 그라운드에서의 호흡으로 연결된다고 조언했다.
팀 전체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특히 경기장 밖에서 고참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23명중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가 나오기 마련”이라며 “그런 ‘희생’이 뒤따라야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쾰른(독일)=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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