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4개국이 미 중앙정보국(CIA)이 유럽 내에 설치한 테러용의자 비밀감옥 운영에 협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CIA의 유럽 내 비밀감옥 문제를 조사해온 유럽의회 인권감시국은 “영국과 독일, 스페인 등 14개국이 CIA가 테러용의자들을 비행기로 불법 이송하는데 묵인하는 등 비밀감옥 운영에 사실상 공모를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BBC와 CNN방송 등이 7일 보도했다.
인권감시국은 테러용의자들을 이송할 때 사용된 비행기가 기착한 공항의 운항 기록과 위성사진, 자신들이 테러용의자로 납치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인권감시국은 또 “CIA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서 테러용의자 비밀감옥을 운영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으며 테러용의자들의 일부는 고문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폴란드와 루마니아는 비밀감옥 운영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두 나라가 비밀감옥을 운영했다는 최종 결론이 내려질 경우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는 EU에서 의결권을 상실하게 되고, 2007년으로 예정된 루마니아도 EU 가입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또 CIA의 불법 비밀감옥에 협조한 다른 유럽 국가들도 국제적인 비난과 함께 제재가 내려질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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