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롭지만, 잃는 게 많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6일 물러난 뒤 대표직을 승계 받아 내달 11일 전당대회까지 24일간 당을 관리할 사람은 누구 일까. 박 대표는 ‘차기 대선 출마 희망자는 대선 1년6개월 전까지 당 선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당규에 따라 퇴진한다.
박 대표가 물러나면 차 순위 최고위원이 승계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정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대표직을 이어받게 되면 내년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서 상임위원장 등 국회직 인선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불과 24일짜리 대표를 하기위해 치러야 할 대가치곤 큰 편이다.
때문에 승계 1순위인 원희룡 최고위원은 스스로 승계자격을 포기함으로써 대표직을 고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즉, 잠재적 대권 주자인 그가 최고위원을 조만간 사퇴해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을 것이란 얘기다.
다음 순위는 3선의 김영선, 4선의 이강두 최고위원. 김 최고위원은 후반기 국회 과기정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고민 중이다. 김 최고위원은 “주위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숙고 중임을 내비쳤지만, 측근들은 “대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대표 쪽에 무게를 실었다.
만약 김 최고위원이 상임위원장을 택할 경우 이 최고위원이 대표 바통을 이어받게 될 공산이 크다. 이 최고위원의 경우 국회 부의장이 아니라면 굳이 국회직을 욕심 낼 입장이 아니라는 게 논거다. 그 다음인 이규택 최고위원은 7일 이번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16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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