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의 주유소 사업자들이 정유사에게 유류 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고속도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시중가격보다 1ℓ에 평균 40원 이상 비싸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왔다. 정유사는 휴게소의 미수채권 등을 만회하기 위해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밖에 없다고 맞서 결과가 주목된다.
얼마나 비싸나
6일 한국도로공사가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의 1~3월 휘발유 가격은 1ℓ에 1,511.53원으로 일반 주유소(1ℓ에 평균 1,470.89원)에 비해 1ℓ에 40.64원 비쌌다. 경유는 1ℓ에 56.67원, 액화석유가스(LPG)는 1ℓ에 7.42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 주유소 간 가격 차이도 커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평창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ℓ에 1,599.84원으로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백양사 주유소(1ℓ에 1,483.99원)와는 116원 가량 차이가 났다.
왜 비싸나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는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시중 주유소 공급가격보다 1ℓ에 20~25원 가량 비싸고, 도공에 임대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휴게소 주유소의 기름값이 비쌀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휴게소협회는 도공에 지불해야 할 임대료가 전체 판매 수익의 2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휴게소협회는 유가를 낮추기 위해 ▦정유사는 공급가를 시중주유소 공급가격 수준으로 낮추고 ▦도공은 임대료를 30% 인하하며 ▦주유소도 순마진의 절반 가량을 판매가격에서 인하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한 휴게소에 복수의 정유사가 들어오는 복수폴제 도입, 유류 공급업체 공개입찰, 홈페이지를 통한 원가 공개 등을 요구하며 정유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휴게소협회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근거도 없이 시중공급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기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고속도로 이용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유사 주장
그러나 정유업계는 휴게소협회의 요구에 대해 “시중 주유소와 달리 고속도로 주유소에는 외상채권이 있거나 회수되지 않은 지원자금이 있어 금융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시중 주유소보다 높은 가격에 공급할 수 밖에 없다”며 맞서고 있다. 또 공급가는 주유소의 입지와 대금결제 형태 등 각기 다른 기준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게만 일률적으로 높은 가격에 공급하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여건에 따라 공급가가 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고속도로 주유소만 비싼 가격에 공급 받는다고 할 근거가 없다”며 “휴게소 주유소 사업자들은 공급가 인하를 주장하기 전에 미수채권을 먼저 갚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공 측은 “자체여론조사 결과,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비싼 기름값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속도로 주유소의 임대료를 낮춰달라는 휴게소 업계의 요구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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