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학생 15만명의 로마 ‘라 사피엔자’ 대학은 무너져 가는 강의실을 보수할 예산이 없어 상당수 수업이 임시 텐트에서 이뤄진다. 이 대학 교수들은 학점을 미끼로 성 상납을 받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뉴스위크가 최신호(12일자)에서 고발한 유럽 대학의 단면이다. “인색한 투자와 관료주의 교육 정책이 유럽의 교육이 병들게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은 대학에 국내총생산(GDP)의 2.6%를 투자하는데 반해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투자액은 1.1%에 불과하다. 중국 상하이(上海)의 자오퉁(交通) 대학의 조사 결과 유럽에 있는 대학 중 9개 대학만이 세계 50위권안의 대학에 포함됐다. 그것도 영국의 대학들이 대부분이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은 커리큘럼이나 예산 등에서 지나치게 관료적이고, 소수 엘리트 교육 등을 강조하는 19세기 교육 시스템을 고수하는 바람에 기술력을 가진 대학졸업자 등이 미국에 크게 뒤진다. 미국 노동자의 38%, 일본 노동자의 36%가 대졸자인데 반해 유럽은 25% 미만이다.
2020년이면 전체 학생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하는 이민자 자녀들에 대한 교육도 골치거리다. 터키계와 아랍계 이민자 자녀들이 전체 학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 베를린의 뤼틀리 하아프트슐레(우리의 상고나 공고) 학생의 83%는 모국어로 독일어를 하지 못한다.
뉴스위크는 “지식과 혁신에 기반을 둔 경제로 세계가 급속히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이 이 같은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고 진단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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