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는 군벌들과 지난 수주간 교전해온 이슬람 군벌이 5일 승리를 선언했다. 이 군벌은 알 카에다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돼, 소말리아가 이슬람 테러조직의 영향권에 놓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슬람법정 소속 군벌(JIC)의 지도자인 셰이크 샤리프 셰이크 아메드는 이날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슬람의 적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모가디슈는 이제 국민의 손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JIC는 세속적인 군벌연합을 격퇴한 뒤 모가디슈를 중심으로 반경 100km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JIC는 1991년 소말리아 정부가 붕괴된 후 모가디슈 근교까지 확고히 장악한 첫번째 군벌이어서 미국의 지원을 업고 있는 소말리아 과도정부에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는 ‘소말리아 정의 옹호센터’의 오마르 자말 소장은 “이슬람 군벌의 승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의 부상과 같은 일”이라고 진단했다.
JIC 소속 민병대는 앞서 4일 모가디슈 북부에 위치한 '반 테러연맹(ARPCT)’의 전략적 요충지인 발라드를 공격, 점령했다. ARPCT는 미국으로부터 재정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은 이에 대해 부정도 시인도 하지 않고 있다. 과도정부의 압둘라히 유수프 대통령은 “미국이 ARPCT를 지원하는 것은 소말리아 정정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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