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68)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국가정보원 도청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인 김은성(61) 전 국정원 2차장과 외화밀반출 등 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최순영 전 신동아 그룹 회장의 바로 옆방에서 수용 생활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 전 차장 대리인인 임운희 변호사는 6일 “김 전 차장은 현재 서울구치소 병사동(病舍棟ㆍ환자들을 위한 사동) 1호실에서 복역 중이며 2호실에는 정몽구 회장이, 3호실에는 최순영 회장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차장은 뇌혈관 및 갑상선 질환, 피부 백반증 등을 앓고 있고, 정 회장은 고령에 고혈압으로 병사동에 수용됐다. 김 전 차장은 지난 4월 1년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돼 기결수들이 수감되는 교도소로 옮겨야 하지만, 임동원ㆍ신건 전 국정원장 재판의 증인으로 나가야 해 아직 구치소에 머물고 있다.
임 변호사는 “김 전 차장이 정 회장과 바로 옆방에 있어 운동시간이나 접견실을 오갈 때 자주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김 전 차장이 국정원의 국내 담당 차장이었던 만큼 정 회장과는 과거에도 안면이 있었으며, 구치소에서 다시 만나 서로 깊이 있는 얘기를 할 정도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정 회장은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말을 김 전 차장에게 들었다”며 “김 전 차장 역시 형이 확정된 뒤부터 기력이 많이 빠져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달 24일 셋째 딸 결혼식을 앞둔 김 전 차장이 형집행정지 신청을 준비 중이고 정 회장은 지난달 재판부에 보석 신청을 한 상태이어서 두 사람의 구치소 인연이 길어질 것 같지는 않다.
한편 법무부가 전국의 교도소와 구치소에서도 심야와 새벽에 치러지는 한국대표팀의 독일 월드컵 출전경기를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허용함에 따라 정 회장은 14인치 TV로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독일 월드컵 자동차 부분 독점 후원사로 대회 기간 행사에 쓰이는 차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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