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가 5ㆍ31 지방선거 이후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고 총리와 오차 범위 내에서 2위에 올랐고, 이명박 서울시장은 3위에 머물렀다.
한국일보는 창간 52주년을 맞아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3일 이틀간 성인남녀 1,000명에게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당한가”를 물었다.
그 결과 최근 ‘희망국민연대’(가칭) 결성 계획을 밝히며 본격적 정치 세력화를 시작한 고 전 총리가 26.2%의 지지를 얻어 선두에 올랐다.
고 전 총리는 2004년 총리 직에서 물러난 이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으나, 올 들어 이명박 시장에 1위를 내주는 등 주춤하는 추세였다. 그러다가 최근 ‘중도ㆍ실용 세력 통합’의 깃발을 들고 현실 정치에 뛰어드는 액션을 취한 것이 다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표는 고 전 총리보다 0.4%포인트 적은 25.8%를 기록했다. 고 전 총리와의 차이는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3.1%)보다 훨씬 적다. 박 대표는 지난해 이후 여론조사에서 줄곧 3위 권에 머물렀으나, 지난달 20일 발생한 피습 사건과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압승에 힘입어 상승세를 탄 것으로 분석된다.
20.2%를 얻은 이 시장은 지난해 7월 청계천 복원 이후 이렇다 할 정치적 도약 기회가 없었고, 지방선거 기간 동안에도 전면에 나서지 못해 정체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2.6%로 4위를 차지했고, 손학규 경기지사(1.4%)가 5위, 이해찬 의원과 정몽준 의원이 각각 1.3%로 공동 6위였다. 김근태 의원(1.1%)과 한명숙 국무총리(0.5%) 천정배 법무부 장관(0.4%)이 뒤를 이었다. 무응답 층은 18.6%였다.
고 전 총리는 고향인 전북과 광주ㆍ전남 지역(58.5%), 농림수산업 종사자(45.2%)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고, 전 연령대에서 20% 중반의 고른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은 대구ㆍ경북에서 각각 36.4%와 30.8%를 얻고, 50대 응답자에게는 각각 32.2%와 28.1%, 자영업자로부터 32.5%와 29.5%의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는 등 주요 지지 층이 겹쳤다.
다만 박 대표는 부산ㆍ울산ㆍ경남(33.1%)과 주부(29.6%)들이, 이 시장은 서울(25.1%)과 화이트칼라(25.7%)들이 상대적으로 더 선호했다.
우리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는 고 전 총리(40.8%)를 지지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이 시장(16.3%)과 정 전 의장(8.8%) 순이었다. 고 전 총리는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 압도적 지지(59.8%)를 받았다.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선 붕대 투혼을 보이며 당을 지방선거 압승으로 이끈 박 대표(41.9%)가 1위였고, 이 시장은 28.9%, 고 전 총리는 14.8%, 손 지사는 1%였다.
한편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이 49.4%를 얻어 고공행진을 이어 갔고, 우리당은 14.8%에 그쳤다. 한나라당이 53.8%, 우리당은 21.6%로 집계된 지방선거의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에 비하면 양당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민노당은 11.8%, 민주당은 8.2%, 국민중심당은 1.9%였다. 광주ㆍ전남ㆍ전북에선 민주당이 43.4%로 17.9%의 우리당을 압도했고, 한나라당이 10.4%의 두자릿 수 지지를 얻어 눈길을 끌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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