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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D-2/ "조국이여, 나를 이해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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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D-2/ "조국이여, 나를 이해해다오"

입력
2006.06.0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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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의 입에서는 이 같은 탄식이 절로 나올 법하다. 스웨덴 출신인 에릭손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도 조국 스웨덴을 같은 조에서 만나는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다행히 4년 전에는 두 팀이 비겨 사이 좋게 16강에 진출했지만, 올해도 그런 행운이 따라줄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게다가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스웨덴을 단 한번도 이긴 적이 없는 징크스를 갖고 있어서 에릭손 감독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일본 대표팀의 코임브라 지쿠 감독 역시 같은 운명이다. 지쿠 감독은 선수시절 ‘백색 펠레’라 불릴 정도로 브라질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호주, 크로아티아와 함께 16강 진출을 놓고 브라질과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16강 진출국이 결정된 이후에는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멕시코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리카르도 라볼페 감독은 아르헨티나 출신.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는 각각 C조와 D조에 속해있어, 두 팀이 각 조의 1위와 2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8강 진출을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해야 한다. 이 밖에도 브라질과 프랑스는 본선에 진출한 32명의 감독 가운데 각각 4명씩의 감독을 배출했는데, 두 나라 출신 감독들은 소속팀이 좋은 성적을 올릴수록 조국 팀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역대 월드컵에서 조국과 승부를 겨뤘던 감독들의 성적은 어떨까. 193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독일 출신 카릴 라판 감독이 스위스팀을 이끌고 조국 독일을 4-2로 격침시켰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이끈 브라질 출신 오토 글로리아 감독은 예선에서 브라질을 3-1로 눌렀고,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는 에른트 하펠 네덜란드 감독이 조국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5-1의 대승을 거뒀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프랑스 출신 브루노 메추 감독이 월드컵 처녀 출전국이었던 세네갈을 이끌고 우승 후보 프랑스를 1-0으로 이기는 파란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일월드컵에서 카메룬 팀을 이끌었던 독일 출신 빈프리트 셰퍼 감독은 독일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해 16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고, 필립 트루시에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총 8차례 조국 프랑스와 대결했으나 2승 1무 5패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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