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려는 사람은 많은 데 마땅한 사람이 없다.”
내달 1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대표 경선을 두고 당내에서 나오는 말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뽑힌 대표는 2007년 중 실시될 당 대선후보 경선을 원만히 관리하는 게 최대 임무다. 따라서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대선후보 빅3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물이 최상의 카드다. 다시 말해 ‘공정성’과 ‘중립성’을 갖춘 지도력 있는 인사가 적격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인물을 현재로선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 한나라당의 고민이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인물들은 어느 한쪽 대권 후보의 대리인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출마에 가장 적극적인 이재오 원내대표도 중립성 문제로 일각의 거부감을 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지금 아무리 박 대표에게 잘한다 해도 결국 이 시장 사람인데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표쪽 인물로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맹형규, 강창희 전 의원 등이 있지만, 이들 역시 이 시장 쪽 동의를 얻기 어렵다. 만약 양측이 대리인들을 고집한다면 정면 대결이 불가피해 전당대회 후 승자나 패자 모두 깊은 상처를 입게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나온 게 외부인사 영입론이다. 실현 가능성과는 무관하게 정몽준 의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이 거명됐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소장파들은 그간 만지작대던 윤여준 전 의원 카드도 대중성 문제 때문에 포기했다. 또 박세일 전 의원은 한나라당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재오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박 대표측) 체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강재섭 의원이 대권을 포기하고 관리형 대표를 맡을 경우 공정성 면에선 가장 낫지 않느냐”는 견해도 있다.
이처럼 적임자는 찾기가 쉽지 않지만, 대표와 최고위원을 노리고 출마하려는 의원은 이규택 이상배 이해봉 정형근 권오을 남경필 정의화 심재철 임태희 권영세 이병석 정병국 진영 공성진 이종구 황진하 전여옥 박순자 의원 등 족히 20명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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