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인수ㆍ합병(M&A)에서 참패한 롯데가 지방백화점을 인수하는 등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어 ‘상처 받은 유통지존’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5일 김포공항 스카이파크 쇼핑몰 사업 조인식을 갖고 본격적인 쇼핑몰 시대를 연다고 밝혔다. 2010년 상반기에 완공될 이 쇼핑몰은 공사면적 5만9,000평에 총 사업비 3,138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롯데호텔 롯데월드 등 롯데의 간판 브랜드들이 모두 입점한다.
롯데 관계자는 “스카이파크는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는 대형 사업”이라며 “2010년 서울 강서ㆍ양천구는 물론 경기 김포, 고양 일산, 부천 오정 일대를 아우르는 연간 매출 1조원 대의 동북아 대표 쇼핑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계열사인 롯데역사는 이에 앞서 2일 청주백화점을 인수하며 지방상권 확충에 나섰다. 롯데는 지상 7층 규모의 이 건물에 서울 명동의 영플라자와 같은 패션백화점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유통 거함’ 롯데의 잔걸음은 빨라지고 있지만 정작 덩치가 큰 기업 M&A 프로젝트는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우선 롯데가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에스오일 지분 인수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는 에스오일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50대50으로 경영권을 공동행사 한다는 조건으로 자사주 28.4%를 인수하는 협상을 벌였으나 인수 가격 차이로 협상이 중단됐다.
그랜드백화점 매각 건도 순조롭지 못하다. 롯데는 오래 전부터 그랜드백화점의 강서점과 화곡점 인수에 공을 들여왔으나 매각을 추진해오던 그랜드백화점측이 최근 매각 방침을 철회, 인수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롯데 관계자는 “격변기를 맞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는 2008년이면 포화 상태에 달할 것”이라며 “진짜 경쟁은 그때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신중한 M&A와 함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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