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찾아온 ‘악마의 날’(Devil Day)을 앞두고 미국 전역이 떠들썩하다.
6일은 두 자리씩 끊어 읽는 연도 표기법에 따라 100년 만에 ‘6’이 세 번 겹치는(‘6+6+06’) 날로, 기독교에서는 금기시되는 날이다. 신약성서 요한계시록에서는 ‘666’을 ‘짐승의 숫자’로 기록, 기독교인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악마의 숫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기독교인에게는 사람의 이마와 오른팔에 새겨진 666의 숫자는 종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학자들은 ‘7’은 완전하고 거룩한 수로 하나님의 수로 인식하는 반면, 6은 불완전함과 세속성을 뜻한다. 6이 3개나 모였으니 극단적인 불완전성, 즉 악마를 상징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9년 은퇴해 고향인 캘리포니아주 벨에어로 이사한 집주소가 공교롭게 ‘666가(街)’이자 이를 ‘668가’로 바꾸기도 했다.
영화와 음반, 출판, 주류업계 등은 악마의 날을 이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악마의 상징’을 역이용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76년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공포영화 ‘오멘’이 6일 리메이크작으로 부활한다. 악마의 숫자 666을 몸에 새기고 태어난 소년 데미안의 눈빛과 미소가 또 한 번 영상화된다. 작가 앤 쿨터의 ‘신의 부재(Godless):자유주의의 교회’라는 신작도 이날 첫 선을 보인다. 헤비메탈 그룹 ‘슬레이어’는 음반 ‘불멸의 횃불’을 발표하고 또 다른 메탈그룹인 ‘디어사이드(신을 죽인 사람들)’도 이날부터 2편의 신곡을 판매한다. 일부 음식점은 ‘666 메뉴’를 개발해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성서 해석가인 테리 제임스는 “예언 측면에서 666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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