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가 5일 이용훈 대법원장에게 추천한 대법관 후보 15명에 대해 법원 안팎에서는 “안정지향적이지만 적절한 안배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후보들은 지금까지 법원 내ㆍ외부와 언론에서 예상한 후보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직 법관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검찰ㆍ학계ㆍ변호사 등 외부인사 5명이 포함돼 ‘대법관 다양화’라는 흐름에 부합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정통법관 몇 명이나 될까
현직 법관은 법원장들을 중심으로 10명이 추천됐다.
이홍훈(사시 14회) 서울중앙지법원장, 이우근(14회) 서울행정법원장, 박일환(15회) 서울서부지법원장, 민형기(16회) 인천지법원장, 차한성(17회) 청주지법원장, 김능환(17회) 울산지법원장, 김종대(17회) 창원지법원장, 전수안(18회) 광주지법원장, 신영철(18회)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 목영준(19회)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시 14~19회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사시 17~19회가 6명이나 돼 사시8회~12회가 다수인 현 대법원에 비해 후보자들이 상당히 젊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번 대법관 개편 때 3명중 2명이 사시 21회로 채워지면서 기수의 파격적 하향화를 경험한 터여서 상대적으로 서열 및 기수 파괴로까지는 여겨지지 않았다.
법원 내부 의견을 많이 반영한 흔적도 엿보인다. 법원에서는 지난해 11월 임명된 대법관 3명 중 정통법관이 김황식 대법관 한 명뿐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 대상에는 정통법관이 상당수 포함되길 원했는데 실제로 후보자의 3분의2를 차지했다. 그러나 현직 법관 가운데 임명 제청 대상은 2,3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신욱 대법관 후임으로는 검찰 출신인 안대희(17회) 서울고검장과 김희옥(18회) 법무부 차관 중 한 명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학계에서 양창수(16회) 서울대 법대 교수와 채이식(11회) 고려대 법대 교수 등 2명이 추천된 것으로 미뤄 그 동안 대법관 후보에서 소외됐던 학계 출신이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여성이나 변호사 몫으로 전수안 법원장과 한상호(16기) 변호사가 발탁될 경우 현직 법관은 나머지 2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치를 수밖에 없다.
비주류 출신 얼마나 발탁될까
서울대 법대 출신이 13명인 반면 타 대학 출신은 김희옥(동국대 법대) 차관과 채이식(고려대 법대) 교수 등 2명이었다. 현직 대법관 13명 중에는 12명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경기고 출신이 이홍훈, 이우근, 김능환 법원장과 목영준 차장, 안대희 고검장, 한상호 변호사 등 6명이나 포함돼 이용훈 대법원장이 어떤 조합을 택할지 관심이다.
경북고 출신도 박일환, 차한성 법원장과 김희옥 차관 등 3명이나 됐다. 현직 대법관 중 대구ㆍ경북 출신이 없다는 점에서 지역 안배를 고려할 경우 이들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도 있다.
내달 10일 대법관 5명이 교체되면 노무현 정부 들어 이용훈 대법원장을 포함한 전체 대법관 13명 중 12명이 바뀌게 된다. 사실상 대법관이 전면 교체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원장이 지난해 11월 대법관 교체 때처럼 진보 인사를 다수 선택할 경우 코드 인사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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