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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백년대계 차원 보훈교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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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백년대계 차원 보훈교육을

입력
2006.06.06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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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호국보훈의 달'이다. 수많은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공로를 기리는 현충일과 6·25 전쟁 기념일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해마다 이기간에 각종 보훈기념행사나 캠페인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필자의 눈에는 우리 국민의 보훈의식이 점차 흐릿해져 가는 것으로 보이는 걸까?그주된 원인은 이들 행사나 캠페인이 의례적이고 형식적이어서가 아니라, 국가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보훈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오지 않은 데 있다고 판단된다.

예컨대 신세대에게 일제 식민지시대와 6·25 전쟁이 이미 먼 시대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것은 학교교육에서 비롯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그 후유증이 국가에게 귀결된다는 점이다.프랑스의 경우를 한번 살펴보자. 이 나라는 국민 보훈의식 앙양과 관련하여'기억의 정치'를 매우 중시하고 있는데, 이는 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희생한 호국영령들을 사회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기억하도록 함으로써 국민단합과 연대의식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프랑스는 온 국민이일상에서 늘 호국영령들의 업적을 기릴 수 있도록 각종 상징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을 뿐 아니라, 학교교육에서 호국보훈 관련 내용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극복을 위해 국민통합이 간절한 우리에게 프랑스의 보훈정책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현재 우리 청소년 보훈교육의 문제점은 초·중등학교 교과서에서 차지하는 보훈관련 내용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데다,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그들의 특성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채 주로 강의식 학습으로 진행되고 있다는점이다. 물론 이 같은 문제점은 우리 교육이 근원적으로 입시 위주로 실시되고있는 데서 초래되는 불가피한 현상일 것이다.

그런데 일방적 강의에 의한 주입식 교육은 단편적 지식을 함양하는 데는 도움을 줄지 모르나, 실질적 행동을 수반하는 데는 엄연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따라서 보훈 관련 교육이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체험학습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보훈의식은 추상적인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게 할 때라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보훈교육 체험학습장으로는 각종 보훈 관련 박물관 및 기념관 방문, 각종 현충 시설 및 독립운동 사적지 견학, 호국 국토순례, 군부대 극기 훈련참여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보화시대의 특성을 살려 청소년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가상체험학습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과거의 항일독립운동이나 전쟁 같은 역사적 사실은 직접 체험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하여일선 학교에 보급, 교육 자료로 활용토록 하면 보다 큰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있을 것이다.

국가의 흥망성쇠가 그 국민의 정신력에 크게 좌우되고 있음은 굳이 로마 역사를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의 역사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보훈교육의 내실화가 절실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면서 정부가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심사숙고해 보아야 할 과제다.

유 영 옥 한국보훈학회 회장·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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