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6시 한남대 학생회관 소극장.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이야기인 최인훈의 ‘둥둥 낙랑 둥’이 무대에 올려졌다. 그러나 이전 공연과는 전혀 달랐다. 대사가 모두 일본어였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이 대학 일문과 학생들이었다.
한남대 어문계열 교수와 학생들이 우리의 고전을 4개국어로 번역해 연극 무대에 올리는 도전을 시작했다. 이날 공연은 그 첫 무대였다. 일문과 교수들이 희곡을 일본어로 번역했고 학생들은 유창한 일본어로 공연을 펼쳤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수개월 동안 수업이 없는 시간이면 소극장에 모여 맹연습을 했다.
앞으로 이 희곡은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로도 번역돼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번역과 공연은 역시 한남대 해당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맡았다. 외부의 힘을 전혀 빌리지 않고 자신들의 힘으로 4개 국어 연극 실험을 시도한 것이다. 지금까지 외국어학과의 연극은 외국 희곡을 무대에 올리는 것에 그쳤었다.
연극연출 및 평론가인 송전 문과대학장이 연출을 총지휘하고 있다.
송 학장은 “이 작업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효과도 높이고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다”며 “국내 외국인을 위해 공연하고 해외자매대학 초청공연 등 외국진출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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