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이 달 하순쯤 여당 출신 장관 일부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2일 알려졌다. 통상 7월초에 정례적으로 개각을 했으나 5ㆍ31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함에 따라 조기에 당정을 쇄신하는 차원에서 시기를 다소 앞당긴다는 얘기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2일 “현재 개각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새 출발을 한다는 차원에서 이 달 중 개각이 불가피하다”며 개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번 개각은 행정부내 여당의 색깔을 빼는 것이 주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당정일체론과 책임정치론을 근거로 여당 의원들이 총리는 물론 주요 부처 장관들을 맡아왔으나 이번 개각을 시작으로 내각에서 당 출신 인사를 단계적으로 줄여간다는 것이다.
다만 한명숙 총리는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가 불과 40여일 전에 취임해 이제 막 업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개각 규모는 4~5개 부처장관을 교체하는 중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집권후반기를 맞아 쇄신차원에서 대폭 교체론이 없지않지만 금년 초에 지방선거 후보 차출을 위한 개각이 한 차례 단행돼 개각 대상에 포함시킬 부처가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보면 우선 여당 의원인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교체가능성이 제일 크다. 김 부총리가 당으로 복귀할 경우 후임은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출신인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유력하다.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천정배 법무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나오는데 시기가 유동적이다. 일부에서는 “천 장관이 사법개혁을 마무리한 뒤 연말쯤 당에 복귀할 것 같다”는 얘기도 있다. 천 장관이 바뀔 경우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후임에 임명될 것이란 추측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문 전 수석은 건강이 좋지 않아 이번에 입각할 가능성은 적다”고 부인했다. 천 장관이 물러날 경우 검찰 출신이 법무장관이 유력하다.
한덕수 경제부총리 교체 여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한 부총리가 물러날 경우 변양균 기획예산처장관 등 경제 관료 중에서 한 명이 바통을 이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년 가량 재직한 윤광웅 국방장관 교체설도 조금씩 흘러나온다. 윤 장관이 물러나면 국정원장에 기용될 것이란 소문도 있지만 김승규 국정원장이 업무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어 당장 교체될 가능성은 낮다.
여당의 전국구 의원직을 사퇴한 뒤 장관에 임명된 박홍수 농림장관이 바뀔 수도 있다. 한편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하는 반기문 외교장관은 이번 개각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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