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월드컵 경기를 가장 조심스럽게 관전, 응원해야 할 사람들은 50만명의 중국 교민들이 될 듯하다.
지난달 말 베이징(北京) 한국대사관 총영사는 주중 베이징 한인회 및 한국 유학생회, 톈진(天津) 한인회 및 유학생회 등에 공문을 보내 절제있는 월드컵 응원을 요청했다. 공문은 “월드컵 응원이 중국 국내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교민의 안전을 최우선 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불필요하게 중국인들을 자극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공문은 이어 월드컵 응원을 옥외나 거리에서 하지 말고 가급적 실내에서 조용히 진행해줄 것도 당부했다.
유주열 베이징 주재 총영사는 “이번 월드컵 경기가 심야나 새벽에 진행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4년 전 한일월드컵 당시에도 자제력 있는 응원을 당부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심야 거리응원을 펼칠 경우 중국인들의 반감을 사서 충돌사태가 벌어지는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중국 국내법에 따라 처리된다”며 “4년 전 톈진에서 월드컵을 응원하던 우리 교민과 중국인들간은 불상사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는 중국 대표팀이 참가하지 못하는 만큼 중국인들이 더욱 쉽게 자극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한편 한국인 밀집구역인 베이징 왕징(望京)지역 내 일부 안마센터, 술집 등은 월드컵 특수를 겨냥, 한국 경기가 진행되는 날에는 밤샘 영업을 하면서 한국인에게 특별할인을 해준다는 안내문구를 내걸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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