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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선거 이후/ 한나라당,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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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선거 이후/ 한나라당,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입력
2006.06.0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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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2일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7월 11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박근혜 대표가 ‘대권주자는 대선 1년 6개월 이전에 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당헌ㆍ당규에 따라 이달 16일쯤 물러나는 것과 7ㆍ26 국회의원 재보선, 월드컵 결승전 날짜 등을 꼼꼼히 계산한 일정이다. 전당대회에서 선출하는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5명은 2년의 임기 동안 2007년 대선을 관리하고 200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이번 전당대회의 관심 포인트 중 하나는 박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간의 2차 대리전 여부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재오, 김무성 의원이 맞붙었던 지난 원내대표 선거 때처럼 노골적인 대리전으로 갈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 시장에 상대적으로 가까운 이 원내대표는 출마 의지가 강한 반면, 친박(親朴)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친박계’인 김무성 의원은 2일 “당권ㆍ대권 분리 체제 하에서 특정 대권주자와 가까운 당 대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원내대표 출마 쪽으로 마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맹형규 전 의원측은 “주변에서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고, 본인도 귀담아 듣고 있다”고 했지만, 전당대회보다는 7월 송파갑 재선거 출마를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의지를 밝혔던 강재섭 의원의 경우 측근들은 “지금으로선 당 대표 출마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박 대표의 대리인으로 나설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출마가 확실시되는 인사들 중 박희태 의원 정도가 친박 계열로 분류된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대리전이나 줄 세우기로 변질돼 당 분열의 빌미가 돼선 안 된다”는 당 안팎의 경계심이 워낙 강하다. 또 박 대표나 이 시장이 노골적으로 특정 의원을 미는 위험을 택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편이다.

다른 관심사는 ‘오세훈 시장 만들기’로 잔뜩 입지를 키운 소장파의 당권 도전이다. 소장파는 다음 주부터 당내 중도파 의원들과 함께 전당대회의 방향에 대한 토론과 대표 적합한 후보 선정 작업을 시작한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에 이어 또 다시 소장파의 이름으로 대표를 세우기 위한 작업으로 읽힌다.

소장파가 누구를 내세울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권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원희룡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연속 출마는 하지 않겠다”고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신 남경필 의원은 “당내 집단 논의에 의해 역할이 주어지면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대표 출마도 고려하고 있다.

또 공정한 대선 관리와 당 외연 확대를 위해 참신한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소장파를 중심으로 나온다. 하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는 데다, 앞으로 불어 닥칠 정계개편과 대선 정국 속에 영입 대표가 당을 제대로 장악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 전당대회엔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의원이 20여명에 이를 정도로 무더기 출마가 예상된다. 진영, 전여옥, 공성진, 이종구, 황진하, 박순자 의원 등 초선 의원들도 출마를 고민 중이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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