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일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평양으로 초청, 북핵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진실로 공동성명을 이행할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면 6자회담 미국측 단장이 평양을 방문,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도록 다시금 초청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로 북미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공식 제의한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경수로사업마저 공식 종료된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로 이를 풀어보겠다는 전략을 세웠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의 초청에 응해 힐 차관보 방북이 이뤄진다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9월 4차 2단계 6자회담에서 공동성명에 합의한 직후 힐 차관보의 방북이 추진됐지만, 미국 내 강경파들의 반발과 북한의 영변 실험용 원자로 가동 문제 때문에 무산된 바 있다.
북 외무성은 또 “6자회담 공동성명을 이행,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입장과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핵포기 문제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 경수로 제공 등 공동성명 조항들을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다만 “우리는 미국이 빼앗아간 돈은 꼭 계산할 것”이라며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로 동결된 북한 계좌 2,400만 달러의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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