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인터넷'으로 주목 받아온 KT의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서비스가 시작도 하기 전에 흔들리고 있다. 뜻하지 않은 단말기 결함이라는 복병과 KT 자체의 준비부족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말 노트북용 PCMCIA 카드와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이용해 와이브로 상용화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삼성전자의 PDA에서 결함이 발견돼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콘텐츠 미비 및 신촌 강남 분당 등으로 국한된 소수의 기지국 등 준비부족까지 겹쳐 앞날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결함이 발견된 삼성전자의 와이브로용 PDA는 4월부터 시범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100대 가량 공급된 'M8000'이다. 시범 서비스 이용자 및 KT에 따르면 M8000은 사용시간이 1시간도 못돼 들고 있기 힘들 만큼 과도한 열이 발생한다. 여기에 배터리 소모까지 빠르다. KT 관계자는 "발열도 문제지만 완전 충전상태에서 반나절도 못버티는 배터리라면 문제가 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완벽하지 않은 시범 서비스용 모델이라 문제가 있다"며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PDA에 부적합한 콘텐츠와 기지국 부족도 상용화 지연에 한 몫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지국이 턱없이 부족해 PDA가 신호를 잡기 위해 과도한 전력을 소모, 열이 발생하고 있다"며 "KT의 와이브로 콘텐츠 또한 PDA에 최적화되지 않아 무리가 따른다"고 주장했다.
PDA는 사실상 휴대성을 강조한 와이브로의 핵심 단말기인 만큼 PDA의 결함은 와이브로상용화에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PCMCIA 카드를 장착한 노트북으로도 와이브로를 즐길 수 있으나 전철, 자동차, 길거리에서 노트북을 펼쳐 들고 움직이며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럽다.
KT는 PDA를 제외한 노트북용 PCMCIA카드로만 와이브로를 제공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KT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PDA 결함이 해결되기를 기다리느라 상용화 일정이 이달 초에서 중순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하순으로 밀렸다"며 "이달 말까지 결함이 해결되지 않으면 노트북용 PCMCIA 카드로 우선 시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의 사업허가 조건상 상용화 시기는 6월을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