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1일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무효를 요구하는 중재를 국제상사중재위원회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예보는 이날 “검찰 수사 및 법원 판결 결과 한화가 맥쿼리생명과 이면계약을 맺고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한 것으로 판명돼 투자자 자격 요건을 위배했다”며 “대한생명 매매계약은 무효 또는 취소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화그룹은 당시 대한생명 인수 요건에 보험사가 참여해야한다는 조항 때문에 호주계 맥쿼리생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2002년 12월 대한생명 지분 51%를 인수했다. 검찰 수사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당시 맥쿼리사의 대한생명 인수자금 등을 대신 부담하고 맥쿼리사는 지분 인수 후 1년 뒤 한화건설에 되팔기로 하는 등의 이면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이면계약의 성격을 두고 검찰과 법원의 해석이 엇갈려 법원은 1,2심 판결에서 입찰방해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으며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이면계약 사실이 명백해 정부를 기망한 것”이라며 “법원 판결과는 무관하게 계약 자체의 무효 여부를 국제중재위에서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이에 대해 “1,2심 판결에서 인수 적법성을 인정받았다”며 크게 반발했다. 한화 측은 “대법원 판결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적 판단외에 별도로 중재신청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그룹 이미지 훼손 등 유ㆍ무형의 손해에 대해 예보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측은 예보가 상사중재를 신청함으로써 내년 12월까지 예보의 대한생명 지분 16%를 추가 인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지닌 한화그룹을 압박해 콜옵션 행사를 막으려는 조치로 보고 있다. 국제상사중재위원회의 중재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며 최종 판정까지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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