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의 지난해 해외직접투자가 5조800억엔(약 43조2,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전년도보다 32%가 증가한 것으로, 일본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5조원 대를 넘어선 것은 거품경제기인 1989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 신문은 특히 해외현지법인이 현지에서 벌어들인 이익금 중에서 재투자용으로 적립한 내부보유금이 전체 직접투자액의 30%를 차지하는 1조6,000억엔에 달했다며 “일본 기업의 글로벌화는 이제 해외거점의 ‘자체완결형’이라는 이상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해외법인의 내부보유금이 급증한 것은 현지법인의 경영이 정상궤도에 올라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또 기업인수와 신규 설립 등을 위해 일본에서 들고 나간 투자 금액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2조9,900억엔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인구감소가 시작된 일본은 국내에서의 수익증가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화 강세와 미국 유럽 등과의 무역마찰 증가로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한 일본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1989년 7조3,500억엔을 기록, 절정을 이뤘으나 거품경제 붕괴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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