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조건부로 다자 협상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31일 미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란이 우라늄 핵활동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중단한다면 유럽연합(EU) 3개국과 이란이 벌이고 있는 핵협상에 미국이 직접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또 “이란은 평화적 핵이용권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한 뒤 “만일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경우 이란과 경제협력도 증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테러리즘과의 타협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이날 “앞으로 미국이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직접 대화를 거부해왔던 미국이 조건부 다자간 형식이긴 하지만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란 고립정책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을 하기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등은 “이란핵 문제에 급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자국의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활동은 평화적 이용 목적이며, 이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란이 미국요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워싱턴=고태성 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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