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순 송파구청장 당선자, 4명의 남성후보들 압도
"제2의 송파구 성장시대를 만들겠습니다."
서울에서 첫 여성 구청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한나라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송파구청장에 도전한 김영순(57) 후보. 현역 구청장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유택 후보를 비롯한 4명의 남성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하지만 서울의 각 자치구에 출마한 여성후보인 유선목 양천구청장(열린우리당) 후보와 고연호 은평구청장(열린우리당) 후보, 박복수 중구청장(무소속) 후보 등은 고배를 마셨다.
김 당선자는 "송파는 기초자치단체이지만 인구나 면적 등에서 광역에 버금가는 지역"이라며 "광역단체장에 당선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정무차관을 거치며 쌓아온 자신감과 행정능력을 바탕으로 정치력까지 갖춘 '총리급' 파워를 가진 구청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당선자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계기로 계획도시로 성장한 송파가 제2의 성장시대를 맞을 것"이라며 "주거중심의 송파특별구로 업그레이드 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송파신도시 등 중앙정부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현안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 이견을 조절하며 차근차근 풀어나갈 계획"이라며 "스포츠시설, 백제역사와 전통문화 등을 토대로 관광벨트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당선자는 1988년 통일민주당 여성국장으로 출발해 한나라당 부대변인과 정무 제2차관, 전문직여성한국연맹 회장 등을 지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 윤순영 대구중구청장 당선자 "섬세한 손길로 주민곁에"
“주민들의 아픔을 여성의 섬세한 손길로 보듬겠습니다.”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ㆍ경북에서 첫 민선 여성 기초단체장이 탄생했다. 분도예술기획 대표로 수십년간 문화예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윤순영(53)씨가 31일 차기 대구 중구청장으로 선출된 것.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윤 당선자는 이날 현직 구청장인 무소속 정재원(63) 후보 등과 치열한 성(性)대결을 벌인 끝에 압도적 표차로 선출됐다. 선거운동기간 중 윤석화 박정자 남경주 최정원씨 등 문화계 인사들이 대거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윤 당선자는 한나라당 텃밭의 강점을 십분 활용, 선거무대 데뷔전을 무사히 치러냈다.
윤 당선자는 “중구에는 눈물없이 만날 수 없는 어려운 이웃이 참 많다” 며 “임기 중 그들과 함께 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구의 상업중심지인 중구는 다른 구ㆍ군과 같은 잣대로 규제를 해서는 안된다” 며 “재개발과 재건축 등에 관한 건축규제가 대폭 완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중앙대 예술대학원을 졸업한 윤 당선자는 (사)생명의전화 감사,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보존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등을 역임하고 (사)영남여성정보문화센터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 박승숙 인천 중구청장/ 시의원 활동 10년만에 도약
“인천의 발상지이자 근대화의 역사를 간직한 중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인천지역 10개 기초단체장 당선자 중 유일한 여성인 박승숙(69^사진) 중구청장 당선자는“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으면서도 갈수록 낙후되고 있는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내도록 신명을 바치겠다”고 역설했다.
박당선자는“5대째 중구에서 살아온 만큼 애착심과 자긍심은 누구보다 비교할 수 없다”며“여성의 섬세함과 치밀함으로 반드시 중구의 새로운 도약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여성을 구정의 사회, 복지, 문화 등 각 분야에 골고루 기용해 대민 서비스 확충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천여고를 졸업한 박 당선자는 시의회 의장 등 10년동안 시의원을 지내며 풍부한 의정경험을 쌓았다. 인천지방법원 민사 가사조정위원과 YWCA 인천지회 이사 등도 역임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 한나라 텃밭 경남서 '우리당 깃발'
함양군수 당선자인 천사령(63) 현 군수는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지역 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유일무이하게 당선된 인물.
2002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그는 한나라당의 거센 공세를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 열린우리당 ‘군수 신화’를 창조했다. 지금까지 4차례 지방선거를 거치는 동안 한나라당 이외의 다른 정당 소속 시장ㆍ군수 후보로는 최초의 당선자라는 영예까지 안았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주변에서 열린우리당 탈당을 권유 받은 천 당선자는 “여당 소속 군수가 군정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을 군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건국대 상학과를 졸업한 천 당선자는 간부후보(21기)로 경찰에 투신, 경남 산청ㆍ진주경찰서장과 경기ㆍ인천경찰청 차장, 경찰청 방범국장 등을 두루 거친 뒤 치안감으로 퇴직했다.
함양=이동렬 기자 dylee@hk.co.kr
■ DJ의 고향서 '무소속 돌풍'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지역구인 신안군에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무소속 고길호(61ㆍ사진) 현 군수가 당선됐다.
신안은 전 대통령 DJ의 친 조카인 김수용(46ㆍ열린우리당) 후보와 김청수(64ㆍ민주당) 후보가 출마하면서 3파전을 벌였던 지역. DJ 장남 김홍일(전국구)의원은 김청수 후보의 지지유세를 위해 직접 내려오기도 했고 열린우리당 김 후보도 DJ가 다하지 못한 일을 대신하기 위해 고향에 왔다는 점을 내세우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고 당선자는 “선거기간동안 옛 동지였던 민주당 지지가 없어 고전했다”며 “성원해준 군민을 위해 기꺼이 머슴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민주당은 민심을 잘못 파악했다”며 “그동안 노인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섬을 연결하는 해상교통망 등을 건설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신안=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 강갑중 경남도의원/ 8전9기 신화… 30년 도전끝 감격
경남 도의원으로 뽑힌 한나라당 강갑중(57) 당선자는 30여년간 국회의원 선거 7번, 시장 선거 한 번 낙선 후 꿈을 이룬 ‘8전 9기 신화’의 주인공이다.
강 당선자는 경상대 졸업 후 농협중앙회에서 근무하다 1970년대 말 농촌을 살려보겠다고 진주로 낙향했다. 11대 국회의원선거부터 내리 7번을 떨어졌고 2002년 진주시장 선거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그래도 꿈을 버리지 않고 지난 10여년간 출ㆍ퇴근 길에 거리 인사를 했다. 진주시 제3선거구에서 출마한 그는 논 한가운데 천막사무실을 설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강 당선자는 “지역민의 성원에 힘입어 당선된 만큼 민의 반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정창효기자 chjung@hk.co.kr
■ 조길우 부산시의원/ 경쟁자 없어 무투표로 5선 고지
전국 시의원 가운데 최다선인 5선 고지에 오른 부산시의회 조길우(62ㆍ사진) 부산시의회 의장은 “봉사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조 의장은 부산 동래구 제2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으나 경쟁 출마자가 없어 지난 3대 지방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무투표 당선됐다.
그는 “지방의회가 4대를 거치면서 의원들의 자질과 전문성이 상당히 향상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시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며 “5대 의회는 유급 전문직으로 전환되는 만큼 더욱 전문성을 기르고 의정활동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부산=박상준 기자 s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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