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밤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는 우려했던‘한나라당 싹쓸이’가 현실로 나타나자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선거참패 이후 수습방향에 대한 걱정으로 한숨 소리가 가득했다.
정동영 의장은 오후 5시50분 굳은 표정으로 당사 1층 상황실에 나와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본뒤 40여분 만에 자리를 떴다. 여기서 전북을 제외하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한 곳의 추가 승리지역도 나오지 않자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지도부는 특히 대전에서 마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자“설마 했는데…”라며 침통한 모습이었다.
상황실에서는 김한길 원내대표를 비롯한 30여명의 의원들이 개표상황을 지켜봤지만, 누구 하나입을 떼지 않아 적막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역사 앞에 중죄인이 됐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사퇴할 뜻을 내비쳤고, 김원내대표도“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더하겠느냐”며 입을 닫았다.
당사 주변엔 정 의장의 거취는 물론 당의 향후 진로를 놓고 우려와 관측이 무성했다. 한 당직자는“당장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두관 최고위원이 어떻게 포문을 열지 걱정”이라며“지도부 책임론 말고도 민주당과 통합등정계개편 문제가 거론될 경우 한바탕 난리가 날 것”이라며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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