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힘이 여실히 증명된 한판 승부였다. 선거운동기간 내내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가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를 20%포인트 가량의 차이로 앞서 있었지만, 정작 개표에서는 박 후보가 염 후보를 시종 앞서갔다. 이는 피습을 당한 박 대표가 병원에서 퇴원 하자마자 곧바로 대전에 내려와 유세를 하는 투혼을 보인 데 따른 결과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박 대표의‘붕대유세’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한 것이다.
이는 방송사의 개표 전 출구조사에서 부터 예고됐다. 출구조사에서 박 후보(44.4%)가 염 후보(42.2%)를 오차범위내인 2.2%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고,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당선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 연구소장은“출구조사에서 2%포인트 뒤진 염 후보가 실제 개표에서 이길 가능성은 10%에 불과하다”고 박 후보 당선에 무게를 뒀다. 이런 예측을 의식한 듯 박 후보는 개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캠프 사무실에 나와 줄곧 개표방송을 지켜봤고, 염 후보는개표 시작 전 운동원들을 격려한 뒤 곧바로자리를 비웠다.
16개 시도 중 가장 늦게 개표를 시작한 대전은 오후 8시20분께 첫 개표결과가 발표됐다.
개표율 1.4%의 상황에서 박 후보(44.2%)가 염 후보(39.2%)를 득표율에서 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박 후보 캠프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지면서 지지자들은‘박성효’를 연호했고, 상대적으로 염후보 측은 긴장하는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후 양측의 득표율 간격이 미세하지만 좁아지는 추세를 보이면서 떠들썩하던 박후보 측이 긴장했고, 풀 죽어있던 염 후보 캠프에서는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밤 10시를 지나 개표율이 10%를 넘어서자 5%포인트 차이로 시작했던 득표율 차이는 2%포인트까지 좁혀졌고, 이후 한동안 1.5~3%포인트 사이에서 두후보간 간격이 좁아졌다, 늘어났다를 반복했다.
그러다 개표가 중반에 접어들어 1일 0시를 향해 가면서 박후보를 바짝 뒤쫓던 염후보의 추격세가 떨어지며 격차가 다시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박 후보는 출구조사 예측 치를 넘어선 45~46%의 득표율을 유지한 반면 염 후보는 39~40%의 득표율에 머물러 패색이 짙어졌다. 염 후보 캠프에서는 탄식이 쏟아졌고 박후보 캠프에서는 꽹과리와 징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염영남기자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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