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0일 밤까지 촌각을 아껴가며 치열한 유세전을 펼쳤다. 후보들 모두 극기 훈련 뺨치는 강행군 때문에 얼굴이 너나 할 것 없이 초췌했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밤 명동 유세를 마지막으로 28일 0시부터 시작한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끝냈다. 3일 낮 3일 밤 동안 이동 중에 잠깐씩 눈을 부치며 계속된 일정 탓에 강 후보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캠프 관계자는 “강 후보 입 주변에 두드러기가 돋는 등 육체적으로는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30시간을 넘긴 시점에서 다소 힘들어 해 건강 검진을 받아보자고 했지만 강 후보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이날 새벽 군자동 서울지하철 차량기지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동대문 신평화시장 방문, 계동 현대 사옥 앞 출근 인사, 독립문 영천시장, 가양동 영구임대아파트 방문 등 짜여진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강 후보는 이날 ‘서울시민에게 드리는 글’이란 성명을 내고 “우리가 직접 나서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야 한다”며 “나는 현장을 지키고, 여러분의 곁을 지키면서 끝까지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28일부터 ‘철인 3종 유세’를 벌여온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서울 시내 전역을 훑는 강행군으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오 후보는 새벽 5시 송파구 공영버스 차고지를 찾은 뒤 강남, 서남, 강북, 구도심권의 순서로 25개구 전체를 순회하는 이른바 ‘회오리 유세’를 했다.
오 후보는 2.5톤 유세차량을 타고 지하철 역사와 버스터미널, 시장 등 30여개 거점 장소에만 잠깐씩 머물고 이동하면서 시민들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오 후보는 “투표로서 정책 선거와 클린 선거 운동을 평가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특히 “31일 꼭 투표를 해달라”며 투표율 제고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오 후보는 명동에서 마지막 거리유세를 펼친 뒤 시청 앞 광장까지 걸어서 이동, ‘시민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라는 주제로 클린 선거 보고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박주선 후보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서울 곳곳을 방문하는 ‘531㎞ 대장정’ 유세를 한 뒤 시청역 앞에서 일정을 마쳤다. 박 후보는 유세에서 “열린우리당은 파산 절차에 들어간 만큼 민주당에 표를 달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도 서울 중심가를 공략하며 “강금실 후보에게 던지는 표는 모두 사표(死票)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중심당 임웅균 후보는 이날 오후 명동, 대학로 등을 돌며 게릴라 유세를 벌였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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