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6세의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은 1997년 데뷔앨범을 냈을 때부터 크게 주목을 받았다. 협주곡이나 소품 대신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라는 고봉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10대 후반의 어린 연주자의 선택치고는 대담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음반으로 권위있는 디아파종 음반상을 차지했다. 유망 신예 연주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인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은 것은 이보다 앞선 열 다섯 살 때의 일이다.
바흐로 출발해서 베토벤, 브람스, 모차르트로 이어진 그의 음반 작업은 이 젊은 연주자가 음악사의 준령을 차례로 섭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좀 더 쉽고 가뿐한 길도 있을 텐데 말이다. 이 음반들로 디아파종 말고도 그래미, 쇽(CHOC), 에코 클라식, 독일 음반비평가 상 등 여느 연주자라면 한두 개 받기도 힘든 음반상을 모두 받았다. 이처럼 진지하고 독보적인 행보는 그가 단순한 신동을 넘어 더 비범한 존재, 미래의 거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의 첫 내한 독주회가 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부 프로그램은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1번’, 에네스쿠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밀스타인의 ‘파가니니아나’다. 이 세 작곡가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2부에서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K.301’과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을 들려준다. 피아노는 2003년 비오티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임효선이 맡는다. (02)541-6234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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