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30일 ‘한나라당 싹쓸이 견제론’을 거듭 역설하며 절대 불리한 판세 반전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정 의장은 이날 광주 전주 군산 등 호남과 충남 연기를 거쳐 서울 중구 명동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북진유세’를 통해 “우리당에 대한 실망은 잠시 접어두고 인물과 자질을 보고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한길 원내대표와 김근태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도 막판 혼전지역인 대전과 서울 등에서 밤늦게까지 필사적인 득표활동을 폈다.
정 의장의 이날 동선은 우리당의 기대를 상징적으로 담았다. 참여정부의 정치적 고향이라 할 수 있는 광주, 정 의장의 출신지이자 강세지역인 전북,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충남의 연기, 그리고 서울 등 당이 특히 승리에 집착하고 있는 지역을 망라한 셈이다.
정 의장은 이날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지 못한다면 내년에 수구세력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며 목청을 높였다. 그는 “한나라당이 전남북을 제외한 전국을 석권하려 한다”며 “박근혜 대표가 퇴원한 것은 다행이지만, 곧장 대전유세에 간 것은 피습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 감성적 읍소도 계속했다. 정 의장은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민주개혁세력이 어려움에 처할 우려도 있다”며 “우리당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당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향한 7,000만원 겨레의 염원을 실천하는 정당이고, 지역주의로부터 과감하게 손을 씻은 정당”이라며 “선거 후에도 좋아진 당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각고 면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지방자치 투명화와 정책의 우선순위를 교육 복지 일자리 창출로 변경하는 것, 정보공개 청구권의 확대와 독립감사제 도입 등 지방자치개혁의 제반 노력을 힘껏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많은 꾸중을 들어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또 어떤 꾸지람을 들을까 하는 걱정이 앞설 정도였다”며 “의장 취임 후 3개월간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소회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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