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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혁명시대/ <하> 디자인 강국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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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혁명시대/ <하> 디자인 강국으로 가는 길

입력
2006.05.3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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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확실한 자산이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는 30일 “우리의 미래는 디자인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디자인 업계의 ‘구루’(지도자)로 불리는 김 대표는 “브릭스엔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바로 디자인”이라며 “국가 전략 차원에서 디자인을 바라보는 큰 그림이 필요하며, 하루빨리 디자인 인(人)프라스트럭처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여전히 전근대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디자이너 육성 등을 위해서는 정부 뿐 아니라 국민들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각국은 최근 세계적 디자인 주도권 선점을 위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영국은 1980년대부터 경제 재건의 주요 수단으로 정부 주도의 강력한 디자인 정책을 펴고 있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디자인이 아니면 사퇴하라’(Design or Resign)며 각료들의 디자인 정책을 질책하기도 했다.

디자인 강국인 스웨덴과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3국은 지난해 ‘디자인의 해’를 선포, 국민적 인식을 다시 한번 제고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일본은 나고야 요코하마 등이 ‘디자인 도시’를 선언한 데 이어 환태평양 지역의 디자인 네트워크 구축을 주도하고 나섰다. 대만과 싱가포르도 디자인 허브가 되겠다며 국가 차원에서 ‘디자인센터’와 ‘디자인 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했던 중국 업체들도 선진 디자인 회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 디자인 강국이 될 수 있는 요건들을 갖추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디자인 전공 졸업생은 연간 3만6,000명으로 미국의 3만8,000명에 이어 세계 2위다. 인구 대비 디자인 인력 비율로 본다면 세계 최고다. 디자인 회사도 2,200여개로 일본의 2,640개보다는 적지만 미국의 1,550개보다 많다. 다만 규모가 영세해 경쟁력에서는 선진국에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황과 여건이 이런데도 불구 정부의 디자인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은 해마다 줄고 있다. 2003년 226억원이었던 디자인 분야 R&D 예산은 지난해엔 184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정부 전체 R&D 예산이 5조5,768억원에서 6조7,368억원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디자인은 홀대받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디자인 정책 담당 부서에 전문 인력이 드물고, 관련 업무도 산자부와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등으로 나뉘어져 있어 종합적인 정책 수립 등이 어려운 것도 문제다. 김 대표는 “디자인은 창의력과 끼가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며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가 디자인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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