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글로벌 경제상황을 영국 전래동화에 빗대 ‘골디락스 와 세마리 곰’으로 표현했다. 고유가(엄마곰), 부동산 버블(아빠곰), 인플레이션(아기곰)이라는 세마리 곰이 세계경제의 ‘골디락스’기조를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였다. 골디락스란 고성장 속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는 이상적 경제성장 패턴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초강세장을 이어가던 글로벌 증시가 원자재 가격 급등, 인플레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등 악재로 미국을 시작으로 동반 폭락했다. 세 마리 곰 중 아기곰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세계 증시를 강타 한 것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거나 근접하고 있는 무렵이어서 충격의 체감지수는 더 컸다.
만약 단기적 조정 후 재상승 추세라면 추가 매수 기회다. 그러나 끝없이 추락하는 기조라면 급락 후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시점에서 환매를 서둘러야 한다. 요즘 투자자들은 혼돈스럽다. 단기 조정일까? 추세 하락 전환일까?
간접투자의 대명사인 펀드는 하루하루 등락보다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믿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상품이다. 즉 저평가된 자산이나 고성장이 예상되는 투자자산을 먼저 사들인 뒤 시간의 경과에 따른 가치 증가분을 투자수익금으로 수확하는 ‘시(時)테크’ 투자다.
물론 투자 기간 중에 예기치 못한 돌발 악재로 일시적 또는 장기간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상승추세가 훼손될 정도로 치명적 악재가 아니라면 지루한 조정시간을 극복할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적극적 투자자라면 오히려 추가 매수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투자는 목표수익률에 걸맞은 손실위험 수준을 수용하고 인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투자자 몫으로 되돌아 오는 것이다.
이번처럼 글로벌 증시의 동반 급락을 경험한 투자자는 보수적 관점에서 시장을 재평가 하도록 하자. 또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세마리 곰에 대한 세계 경제 주체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관심 있게 지켜 보도록 하자.
수익률만 쫓는 공격적 포트폴리오에서 변동성이 낮은 안정적 자산과 선진지역에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로 재편하기를 권한다. 또 목표수익률도 하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협적인 세마리 곰이 언제든지 치명적 악재로 급부상하며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음을 경계하자.
신한PB 서초센터 정승희 팀장 bestpb@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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