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탕감 명목으로 현대ㆍ기아차 그룹에서 41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는 29일 “받은 돈 가운데 35억 6,000만원을 채권은행 및 금융당국 관계자들에게 로비자금으로 모두 전달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김씨의 로비 대상과 금액은 박상배(구속) 전 산업은행 부총재 등 전직 산업은행 임직원 3명에게 건넨 16억2,000만원이 전부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나머지 19억4,000만원의 사용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혀 줄줄이 사법처리가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 김상철)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현대차 계열사인 아주금속공업과 위아의 부채 탕감 로비자금으로 받은 41억6,000만원 중 자신이 챙긴 것은 6억원 뿐이며, 나머지 35억6,000만원은 채권 금융기관과 유관 기관 등 10여 곳 관계자들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당시 두 계열사의 채권 금융기관 및 유관 기관은 산업은행 외에 신한ㆍ하나ㆍ한빛은행, 대한생명, 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금융감독원 등이다.
김씨는 “로비가 필요한 사람의 이름, 직책, 역할, 로비자금을 적어 현대차 임원에게 통보하면 그 임원이 상사의 허락을 받은 뒤 돈을 줘 그때그때 전달했으며, 돈을 전달한 뒤에는 받은 사람을 현대차 임원에게 소개해 계획대로 집행됐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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