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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교통사고 항의 군중에 발포/ 아프간 유혈 반미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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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교통사고 항의 군중에 발포/ 아프간 유혈 반미폭동

입력
200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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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29일 미군의 교통사고로 시민이 숨진데 항의하는 시위가 반미폭동으로 번져 수십 명이 희생되는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아프간 정부는 최소 8명이 죽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으나, AP통신은 희생자가 적어도 16명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2001년 탈레반 정권 몰락한 이후 최악의 사태로평가된다. 새정부와 국민 간의 거리를 확인시킨 이번 사태를 계기로 탈레반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조성될 수 있다고 현지 분석가들은 우려했다.

폭동은 이날 아침 카불 시내 출근길에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킨 미군 차량이 택시와 추돌하면서 승객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사고에서 시작됐다. 다른 승객들이 돌을 던지며 미군에 항의하는 즉석 시위가 이어졌으며, 이후 시위는 주민들이 대거 거리로 몰려나와 가세하면서 격해졌다. 일부 시위대는 상가를 약탈하고 경찰서와 차량 등에 방화했으며, 총과 칼로 무장하고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발사해 최소 4명이 숨졌으며 미군 1명도 희생됐다.미 대사관 주변에선 기관총이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 시위대는“겁쟁이들(미군)이 단지 돌을 던진 군중에게 총격을 난사했으며, 군중은 양처럼 쓰러졌다”고 말했다. 약2,000여명의 시위대는 하미디 카르자이 대통령궁으로 몰려가“카르자이와 미국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번 사태는 아프간의 반미 여론이 반영된 것이며 앞으로 탈레반 지지세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6주간 250명을 희생시킨 춘계 대공세를 벌인데 이어 새정부의 치안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추가공세를 감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아프간이 이번 여름에 최대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탈레반은 특히 7월 다국적군에서 관할권을 이양받는 남부 3개주를 시험공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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