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주요 경제지표 발표시간을 금융시장 개장전(오전 7시30분)에서 장중(오후 1시30분)으로 바꾼 29일. 예상대로 시장 참여자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발표시간을 조정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불평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5년 만기 채권수익률은 연 4.91~4.92%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으나, 오후 들어 경기부진의 내용을 담은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되자 곧바로 4.8%대로 떨어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오전 장에는 거의 거래가 없다가 오후 들어 거래가 폭증하고 채권값이 크게 오른 것을 보면 지표의 장중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주식시장도 발표 전후로 종합주가지수가 3포인트가량 움직였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조5,000억원이 움직인 셈. 프로그램 매도영향 때문이란 분석도 있지만, 통계청 지표가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만약 예상치를 빗나가는 통계지표가 발표될 경우, 시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앞으로도 오전 중엔 눈치만 보다가 지표가 나오면 변동성이 확대되는 패턴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며 “시장이 시간을 갖고 지표를 분석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으려면 과거처럼 개장 전 발표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계청은 여전히 ‘장중 발표’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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