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우파의 희망 알바로 우리베(53) 콜롬비아 대통령이 28일 실시된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베 대통령은 1892년 라파엘 누녜스 대통령에 이어 110여년만에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친미 강경보수 우파인 그의 재선은 중남미에서 일고 있는 좌파 붐에도 어느 정도 제동을 걸고 미국의 대 중남미 외교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콜롬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우리베 대통령이 62%의 득표율로 1차 투표만으로 승리를 확정지었다”고 발표했다.
좌파 성향인 카를로스 가비리아 상원의원은 22% 득표율로 2위,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자유당 소속의 오라시아 세르파 후보는 12%를 얻었다.
최근 들어 가장 순조롭게 진행됐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베 대통령이 압승을 거둔 것은 그가 집권 기간 이룬 업적에 대해 유권자들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는 최대 반군 세력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을 포함해 좌익 게릴라와 우익 민병대 등이 난무하는 가운데 군 병력과 경찰의 거리 배치 인원수를 2배 늘려 폭력과 범죄율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최근 1년 동안 기록된 정치적 의도의 살인 및 납치 사건은 55건으로 지난 대선에 비해 81%나 줄었다. 4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국방비를 2배로 늘리고 경제성장도 앞당겼다.
현직 대통령이면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던 우리베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좌익 반군에 대한 척결은 물론 마약 조직과 일반 범죄 소탕 등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만연한 빈곤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갖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우익 민병대에 의한 인권유린 및 마약 밀거래 묵인 의혹도 사고 있다. 가비리아 의원이 2위에 그쳤지만, 전반적으로 사회개혁을 주창하는 좌파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그에겐 부담이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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