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29일 증시에서 14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완전히 매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지만, 일단 공격적 매도세는 진정됐다는 점에서 단기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하루(5월9일)를 제외하고 연일 매도 우위를 보이며 모두 5조3,9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도 2,728억원 순매도해, 두 시장 합계 5조6,642억원 누적 순매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1,39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를 촉발시킨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감이 약화하면서 지난 주말 글로벌 증시 급락세가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시장에 대한 매도 공세도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닷컴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23일 6,677억원, 24일 3,765억원, 25일 2,338억원, 26일 823억원 등으로 이미 줄어들고 있었다”면서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그다지 좋지 않게 나왔고 예상과 달리 물가가 인플레를 걱정할 수준으로 높게 나타나지 않자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우증권은 이경수 연구원도 “외국인이 5조원대 주식 매각대금을 바로 송금했다면 원ㆍ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실제 외환시장은 외국인 자금동향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해외증시가 안정세로 돌아설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매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변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매도세가 끝났다는 해석은 시기상조”라며 신중론을 폈다. 그는 최근 일주일간(18~24일)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펀드에서 총 43억5,1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 29주 만에 순유출이 일어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미국 금리인상 및 경기하강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외국인 매매동향은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소비자신뢰지수 발표(30일)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31일), ISM제조업지수 발표(내달 1일) 등이 예정돼 있다. 키움닷컴 홍 팀장은 “만약 이번 FOMC 회의록에서 금리인상 중단을 요구하는 비둘기파의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나온다면 ‘안도 랠리’가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화끈한 반등은 아니겠지만,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반등에 동참해도 좋다”고 조언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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