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하이랜더(고지대 주민) 간에 한국 축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진원지는 붉은 악마차림의 한국 교민들이다.
28일(이하 한국시간) 글래스고 국제공항에는 환영나온 교민 및 유학생들의 열기는 서울의 시청 앞 거리 응원단 못지않았다. 직접 한국에 주문한 티셔츠에 ‘투혼, Welcome Korean Team’ 등의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에는 이들의 긍지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태극 전사 마중을 나온 장후석(39)씨는 “모두 흥분하고 있다”면서 “가나와의 평가전에는 에딘버러(200여명)와 글래스고(150여명)에 거주하는 모든 한국인이 응원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클 히치먼(64)씨는 “4년 전 한국인들과 함께 스페인과의 8강전 중계를 보며 응원하던 일이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글래스고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높은 지명도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999년 레인저스 감독 재직 시절 스코틀랜드리그 3관왕의 위업을 달성, 한 때 이 지역 영웅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머레이 파크는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와 비슷한 분위기로 훈련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최신 시설과 좋은 그라운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다만 다른 본선 진출국이 독일이나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 대륙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캠프는 분명 색다른 점이 있다. 더욱이 고지대라 날씨가 쌀쌀해 감기 비상이 걸린 상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잇따르는 질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예전 여자 친구가 살고 있는 곳이라 골랐습니다”라는 농담으로 답변을 대신하기도 했다.
글래스고=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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