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조직위원회가 역대 처음으로 ‘환경 월드컵’을 선언했다. 환경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친 환경 월드컵이 되려면 훨씬 강력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프란츠 베켄바워 독일 월드컵조직위원장은 26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일 월드컵은 ‘기후 중립적’으로 치러지는 첫 월드컵으로 환경보호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직위는 이날 세계 각국에 환경 월드컵에 관한 TV 광고를 내보내는 등 홍보에 힘쓰고 있다.
독일 정부, 국제축구연맹(FIFA), 유엔환경계획(UNEP)이 함께 마련한 ‘그린 골 구상’이 환경 월드컵의 핵심. 국제올림픽위원회가 1990년대부터 시상대를 재활용하고 동물 서식지를 고려해 경기장을 선정하는 등 친 환경 이미지를 들고 나온 것을 본뜬 전략이다.
스타디움은 태양열 에너지를 활용하고 일회용 컵은 재활용 용지로만 만들도록 했다. 뮌헨 경기장은 빗물 재활용 시설을 갖춰 연간 30만유로의 물값을 아끼도록 했다. 도르트문트 경기장은 태양력 발전으로 매년 55만㎾의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행사 과정서 배출될 이산화탄소 10만여톤에 대해서는 인도ㆍ남아프리카의 자연보호 프로젝트용으로 100만유로를 기부하는 ‘환경 보상금’ 형식을 취했다.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측은 “보상금 기준으로 설정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10만톤은 너무 적다”며 “축구선수, 대표팀 관계자, 축구 팬 등 수만명의 비행기 이동용 연료를 더하면 온실가스 배출은 20만~30만톤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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