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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俗모두 손안에 '최강의 대통령'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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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俗모두 손안에 '최강의 대통령' 부상

입력
2006.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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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란 혁명 이후 종교와 세속을 모두 장악한 첫 대통령으로 부상해 강력한 통치력과 협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아흐마디네자드가 내치와 외교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대신해 맨 앞에 서고, 하메네이가 이를 용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자 간의 암묵적 동맹은 신권정치로 상실한 국민신뢰를 회복해 보수 정치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지금까지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서방식 민주주의와 이슬람식 신권주의를 혼합한 권력구조를 만들었으나 성직자인 최고지도자가 사실상 통치하는 신권국가로 분류돼 왔다.

뉴욕타임스는 국제사회의 ‘왕따’인 아흐마디네자드가 이념적으론 유연하다고 평가했다. 겉으론 이슬람식 가치복원을 외치나, 실생활에선 보수적 가치를 완화시켜 길거리의 여성 복장이나 음악이 더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그가 개혁파인 전임자 모하메드 하타미보다 더 자유로워졌다는 것은 보수파의 반발에 부닥쳐 잠정 중단됐지만, 여성 축구장 관람을 허용하겠다는 발표에서도 알 수 있다. 그는 “불행히도 사회부패가 거론되면 여성이 손가락질 받는다”고 해 보수파들의 경직된 의식을 질타하기도 했다. 한 정치분석가는 “지금 이란은 가장 세속적인 정권”이라고 평했다.

이 같은 보혁구도에서 보수ㆍ개혁을 아우르는 아흐마디네자드의 등장은 이란 핵문제 해결에 아주 중요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달 8일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도 의미가 재해석되고 있다. 그가 이란 정치에서 독립된 위상을 확보했으며, 이로 인해 이란 체제의 메신저나 파트너로서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얘기다. 이란은 겉으론 서방과 대치하고 있지만 내심 관계개선 신호를 보내왔다. 불투명한 이란의 정책결정 과정은 서방에겐 늘 불신의 대상이었다.

알리레자 아크하리 전 이란 국방부 부장관은 “미국이 개혁정권이 아닌 지금의 보수정권과 관계개선을 하면 이는 이란 전체가 지지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하메네이와 아흐마디네자드의 궁극적 목표는 새 보수세력 구축에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핵문제에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것은 강경파 지지를 강화하고, 국내 문제에 대한 긴장을 낮추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수감자 권리단체의 에마데딘 바그흐 국장은 “대통령이 지식인과 대중 사이의 큰 간격을 이용하거나 더 넓히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란 내부에는 높은 실업률, 빈민문제 등 경제 현안과 북부와 남부의 인종테러 등 핵 문제 외에 지배층을 위협하는 현안이 산적하다. 테헤란 대학의 나세르 하디안 정치학 교수는 “문제는 경험없는 정부가 나라를 경영하고 외교문제를 다루는데 있다”고 꼬집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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