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중 피습을 당해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9일간 입원했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9일 퇴원한다.
유정복 대표 비서실장은 28일 “의료진으로부터 최종 검진 결과 이상이 없어 퇴원해도 무방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박 대표는 내일 아침 진료를 받고 오전 중 퇴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퇴원 당일 기자들과 간단한 간담회는 가지지만 따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의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박창일 원장의 진료를 받은 뒤 “잘 치료해줘서 감사하다. 훌륭한 의료진 덕분이다”고 사의를 표한 뒤 “처음에는 미음을 빨대로 먹는 것도 힘들었으나 이제는 죽을 먹는 것도 편안하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상처가 잘 아물었고 모든 게 안정이 됐다”며 “다만 아직 상처가 단단하게 붙지 않았기 때문에 테이프를 붙여 놓았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퇴원 이후 박 대표의 동선에 쏠린다. 박 대표는 유세나 투표 참여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의료진은 “정상적인 식사를 못해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장거리 여행은 무리”라고 조언하고 있다. 유실장도 “의료진의 권고를 고려해 대표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접전지인 대전과 제주에서는 “박 대표가 퇴원과 동시에 찾아와 무언(無言)의 유세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일부 측근들이 “선거 책임자로서 자신의 몸을 돌보기 보다 책임을 완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박 대표의 평소 성격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애기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버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턱 근육 파손으로 말과 웃음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권고도 무시할 수 없다. 래서 주소지인 대구에 내려가 31일 투표만 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와는 달리 활동을 자제하고 당분간 서울 자택에 칩거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표는 29일 퇴원과 동시에 자신의 동선을 밝힐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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